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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남겨두지 않는다

No one left behind

리슨투더시티 – 한국 – 2018 – 31분 – 다큐멘터리 – 한국어 – 한국어자막, 한국수어영상, 화면해설

 

 

 

작품 줄거리

2017년 포항대지진이 일어났다. 진도 6.0의 지진은 한국에서 발생한 가장 큰 규모의 지진 중 하나였고, 80여번의 여진은 포항 주민들에게 트라우마로 남았다. 그중에는 제대로 된 재난안내방송이나 피난 안내를 받을 수도 없었고, 활동지원의 부재로 일상을 영위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 이들이 있었다. <누구도 남겨두지 않는다>는 이들이 포항대지진을 기억하는 고유한 방식이자, 대지진 이후의 재난을 그리는 방식이다.     

서울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 보석

 

프로그램 노트

2017년 11월 5일 한국에서 관측된 지진 중 가장 큰 피해를 준 5.4 규모의 지진이 포항에서 발생했다. 많은 사람이 피해를 당했고 언론에서는 그 내용을 다루었다.

아수라장이 되었던 그곳에는 동생에게 몸을 의지해서 대피하던 시각장애인도 있었고, 사람들을 뒤따라 걷지만 어디로 가는지 도무지 알 수 없던 청각장애인도 있었다. 대피 할 수 있는 문은 활짝 열려 있었지만 혼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문밖으로 대피할 수 없었던 지체장애인도 있었다.

우리가 여기서 주목할 것은 지진만이 아니다. 재난은 지금껏 사회가 숨겨온 불편한 진실들을 여실히 드러냈을 뿐이었다. 우리는 이미 코로나19라는 재난을 통해서 그동안 사회가 소수자를 어떻게 배제해왔는지 알게 되었다.

K방역은 ‘정상’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만 허락된 영역이다. 정기적으로 병원에 가서 약을 받아야 하는 사람이나, 생계를 위해 출근할 수밖에 없는 노동자에게는 자가격리와 같은 지킬 수 있는 방역수칙이 허락되지 않았다. 사회적거리두기는 활동지원이 필요한 장애인의 생활을 제한했다. 재난은 고려대상이 아닌 존재들을 외면하는 한국사회를 여과 없이 보여줬을 뿐이다.

그러나 우리는 당신을, 나를, 서로를 남겨두지 않을 것이다. 계속해서 공적 지원의 확장을 논함과 동시에 공공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을 한없는 연대로 메워나갈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함께 세상을 살아낸 방식이며, 세상을 조금씩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간 방식이므로. 누구도 남겨지지 않는 그 날까지, 우리는 누구도 남겨두지 않는다.

서울인권영화제 프로그램 팀

 

인권해설

5년 전쯤 높은 강도의 지진이 경주 지역의 방방곡곡을 흔들었다. 이후 노들장애인야학에서 수업에서 학생들과 함께 이 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만약에 서울에 지진이 발생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처했을까. 대부분의 학생들은 말한다. “그냥, 죽는 거지 뭐” 지진을 포함한 각종 재난상황에 우리는 안전할 수 있을까. 왜 우리는 그냥 죽을 수 밖에 없고, 그냥 죽지 않으려면 대체 무엇을 해야 할까?

국가재난 상황은 끊임없이 발생한다. 재난이 발생했을 때 빠르게 상황을 파악하고 정보를 전달하는 게 가장 중요한데, 2017년, 불과 2년 전에 포항지진을 겪었는데도 2019년 강원도 산불 상황을 보면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정보를 가장 신속하고 빠르게 전달해야 하는 공영방송에서조차 수어통역이나 자막을 제공하지 않은 것이다. 한국은 미세먼지가 조금만 심해도 전 국민의 휴대폰 알람을 울릴 수 있는 IT 강국인데도 정보의 개발과 소통은 바람직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강원도 지역은 지역의 특성상 재난 상황에 취약하고 재난이 반복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준비되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우리는 이 문제를 어디서부터 살펴야 하는가. 재난이 발생하면 대부분은 어디로 피해야 하는지도 모를 수밖에 없다. 이는 ‘불이야’하고 외치는 것부터 안 되는 셈이다. 미디어와 방송은 소방차가 1열로 고속도로를 촘촘히 달려가는 모습이나, 한 개인의 영웅 서사에 집중하는 등 시각적 전달만 신경 쓰는 것처럼 보인다.

이렇게 볼거리를 우선시하고 장애인에게는 정보 전달조차 안 하니 장애인은 재난에 대응할 수 없다. 이는 아쉽고 미흡한 정도가 아니라 큰 사고 상황이다. 정부의 재난 대피 매뉴얼도 장애 유형별 구분만 설명하고 있다. 차일피일 미룰 게 아니라 대책과 예산이 필요하다.

하지만 대비와 예방을 하려면 그 필요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있어야 하는데, 장애인 등 재해 약자들을 위한 대비와 예방이 필요하다는 인식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대피소에 장애인 화장실과 경사로가 필요하다는 인식 자체가 없다. 나중에 실제 재난이 발생하고 난 뒤, 그때 가서 할 수도 없는 일인데 말이다.

유엔권고안에도 재난의 예방, 계획, 대응, 복구에서 이런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나와 있지만, 예산, 계획, 교육, 매뉴얼도 없고 실행도 안 되고 있다. 중증장애인 모두에게 활동보조가 24시간 제공되는 것도 아니니 더욱더 어려운 상황이다. 혼자 사는 중중장애인은 버튼만 누르면 119가 출동하는 응급알림이 있다고 하지만, 실제 상황이 발생하면 중증장애인의 위치 등을 파악하고 있어야 현실적인 지원이 가능하다.

재난 상황시 장애인접근권을 보장하는 일은 국가가 준비해야 한다., 예컨대 시외버스는 주로 사기업이 운영하다 보니 프리미엄 버스 도입이 우선이었고 저상버스는 가장 늦게 도입되었다. 이처럼 효율과 자본의 논리로 예산이 배치되는 구조는 재난 상황에서도 역시 같은 모습이다.

좋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과 낡은 임대아파트나 쪽방에 사는 사람은 같은 재난이 닥친다 해도 피해의 규모 자체가 다르다. 느닷없이 불어닥친 강풍이 지나간 후 쪽방과 주상복합 아파트 중 어디에 남겨진 상흔이 더 깊을까. 같은 피해를 겪더라도 복구되는 속도 역시 다르다.

재난 상황에서 자본이 없는 가난하고 취약한 소수자들 더 힘들 수밖에 없는데 장애인은 상황은 대부분 이러하다. 즉 이미 사회적 안전망 밖에 있던 사람들이 재난이 벌어지면 갈 곳조차 없어지는 것이다. 현재 코로나19 방역 대책인 “집에만 있어라”라는 지침 또한 마찬가지다. 쪽방에 살거나 가구 구성원이 집의 평수에 비해 많이 모여 사는 경우에 집에만 있는 방역 대책은 효과가 있는가.

재난은 예방, 계획, 대응, 복구가 중요하다. 재난이 일어나면 먼저 대피할 거처가 필요하고 그 거처는 휠체어로 접근 가능해야 한다. 그래야 갈 곳이 없어 떠밀려간 모두에게 접근 가능한 곳이 된다. 경사로와 장애인 화장실이 있어야 하고 중증장애인의 경우 에어매트가 있어야 하는데 보통 대피소로 지정되는 체육관에는 이런 것들이 없다.

결국 자선과 봉사에 의존할 게 아니라, 국가가 예산을 마련해서 준비하고 교육하고, 훈련해야 한다. 지역과의 연계가 중요한데, 장애인이 거주하는 지역의 소방서 등은 사전 인지가 필요하다. 노들야학은 재난 대비 기물들을 자체 예산으로 마련하고 있는데, 사실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유럽은 장애인용 대피의자, 휠체어를 타고 내려갈 수 있는 완강기 등이 건물내의 구조에 맞게 되어 있다. 반면 한국의 경우 식당과 가게에 경사로를 만들자는 운동조차 인테리어에 맞지 않는다거나 손님이 미끄러진다는 이유 등으로 거부당하는 경우가 많다. 재난 대비는 아직도 먼 이야기다. 현실이 이러하니 실제로 재난 상황이 닥쳤을 때 장애인 접근권에 대한 질문은 꺼내기도 힘들다.

우리는 10년 전, 5년 전의 재난 상황에서 던졌던 질문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해 이제는 국가가 책임을 가지고 함께 고민하고 준비해야만 한다.

한명희(노들장애인야학)

 

감독

리슨투더시티 감독 사진

리슨투더시티 Listen to the City

리슨투더시티는 2009년에 시작했으며, 미술, 디자인, 도시계획, 영화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함께 하는 소규모 그룹이다. 리슨투더시티는 한국 환경적, 사회적 무책임, 부동산 만능주의에 대한 문제에 대하여 의문점을 가지고 시작했다. 우리는 지속가능하고 회복력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페미니스트적 관점으로 도시를 사고하고,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자 한다.

 

장애인접근권 연출 명, 채영(서울인권영화제) 지양, 보석(한국농인LGBT)

한국수어통역 보석(한국농인LGBT)

화면해설 고운, 권태, 채영(서울인권영화제)

 

상영 일정

본 상영 11/28 10:00 ~ 11/29 10:00
앙코르 상영 12/1 10:00 ~ 12/6 10:00

 

라이브토크 – 관객과의 대화

12/5 19:00 서울인권영화제 유튜브 채널

스틸컷

댓글

  • 2020년 12월 21일
    산골

    지진 뉴스를 보면서 장애인을 떠올려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내 스스로 충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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