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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렛히어로: 나의 입과 나

Touretteshero: Me, My Mouth & I

소피 로빈슨 – 영국 – 2018 – 60분 – 다큐멘터리 – 영어 – 한국어자막, 한국수어영상

 

 

작품 줄거리

제스는 자신을 갈색 곱슬머리와 멋진 휠체어를 가지고 있다고 소개한다. 제스는 ‘뚜렛히어로’의 배우로서 베케트의 극 <내가 아니야>를 올리려고 한다. 제스는 뚜렛증후군을 가진 또 다른 사람, <내가 아니야>의 주인공 ‘입’을 연기했던 노년 여성, 영국수어를 공연에 녹여낼 배우, 뚜렛증후군이 있는 딸의 부모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서로의 경험을 재해석한다. 다양한 삶의 서사를 차곡차곡 쌓으며 자신의 ‘입’을 만들어가는 제스의 무대는 어떤 모습일까?    

서울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 망나

 

프로그램 노트

한 공연의 관객으로서 거부당한 경험은 제스를 단단하게 만들었다. 타자가 되는 경험에 맞서, 제스는 베케트의 희곡 <내가 아니야>를 해석하고 무대로 옮긴다. 제스는 극의 주인공 ‘입’을 장애의 경험이 축적된 여성으로 정의한다. 그렇기에 제스가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에는 서로 다른 삶의 경험을 공유하는 소수자들이 함께 있다. 제스는 ‘입’과 자신의 경험, 그리고 이들의 서사를 만나게 한다. 이로써 소수자로서 마주해야 했던 차별의 경험을 재해석하고, 제스는 자기 안의 서사를 찾아가며 새로운 ‘입’을 탄생시킨다.

무대에서 장애를 보여준다는 것은 단순히 손상을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경험을 가지고 와야 하는 것이다. 장애의 경험을 제대로 마주하지 않는 사회는 장애를 고립시킨다. 그러나 제스의 말대로 다름은 아름답고 우리는 함께 행동할 때 강하다. 제스가 탐색하는 ‘입’은 그러한 “다름”의 경험들을 드러내고 마주하게 한다. 무대는 그렇게 “함께” 하는 “행동”들이 모여 만들어진 것이다. 자신의 모습을 세세하게 말하는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이 영화가 누구나 차별 없이 접근 가능한 작품이 되길 염원하며 만들어졌으리라는 것을 알게 한다.

거부의 경험은 우리 자신이 마치 ‘극복’되어야 하는 존재인 양 생각하게끔 만들지만, 우리는 속지 않는다. 영화 속에서 제스가 그러했듯 나의 존재를 드러내고, 배제되었던 경험을 말하고 나눔으로써 우리의 세계는 확장된다. 때로 세상을 바꾼다는 것은 이렇게 우리의 세상을 확장한다는 것이기도 하다. 세상이 바뀔 수 있냐고, 너희가 어떻게 세상을 바꾸냐고 묻는 이들에게 답한다. 우리를 마주하라! 우리의 존재와 이야기가 바로 세상이 바뀌고 있다는 증거가 될 테니까.

서울인권영화제 프로그램 팀

 

인권해설

비장애인 중심 사회에서 장애인의 존재는 동정과 시혜, 돌봄이 필요한 의존적 존재로 호명되곤 한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장애여성예술인이 공연을 만들어가는 건 어떤 경험일까. <뚜렛 히어로: 나의 입과 나>는 장애와 젠더가 교차된 장애여성이 경험한 사회적 차별에 대해 말한다. 주인공 제스는 뚜렛히어로 활동을 통해 소수자의 경험이 존중되는 예술을 한다. 장애를 비극적으로 묘사하거나 특정한 기준을 강요하는 사회에 특유의 유쾌함으로 저항하고 거부한다. 기존에 쉽게 상상되는 장애여성예술인의 이미지를 벗어나 사회가 어떻게 장애를 경험하게 하는지, 왜 장애인의 경험이 여성, 이주민 등 다른 소수자가 경험하는 분리와 배제와 연결되며 그렇기에 우리가 왜 연대해야 하는지를 동료들과 함께 찾아간다.

장애인의 ‘몸’은 길거리에서, 학교에서, 집에서 당사자가 원하지 않더라도 타인에 의해 규정되었던 경험이 많다. 장애인은 그들이 경험하는 삶의 조건, 사회적 위치, 일상적 경험들이 배제된, 분절적인 정체성으로 여겨지며 특정한 기준에 따라 살아가길 강요받는다. 그래서 내 존재를 증명하거나 ‘착한 장애인’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하고 실패할 수 있는 기회는 주어지지 않는다. 나의 존재를 부정당하거나 혐오의 대상이 되는 세상에서 ‘장애인’으로 퉁 쳐지는 경험은 다양한 소수자의 경험과 교차되었다. 일상에서 보호받고 통제 당하며, 어린아이처럼 대해지는 경험은 청소년의 문제와 연결되어있다. 이런 사회에서 ‘장애’는 불쌍한 존재로 소비되며, 장애 극복을 신화화하는 소재로 그려져 왔다. 장애인에게 ‘예술’은 취약계층이 향유할 수 있는 최소한의 ‘수용자적 권리’로서만 한정되곤 한다. 우리는 장애예술인을 비장애예술인과 동등한 창작자로서 대우하며 그들 작품 속 언어와 형상을 구체적인 방식으로 이해하며 상상해야 한다.  

장애인배우가 공연을 하면 관객들은 “장애를 가진 몸으로 무대에 서다니 대단해요, 감동 받았어요.”라는 반응으로 이어진다. ‘비정상’이라고 규정된 (휘고, 뻗치고, 가느다란) 장애여성의 몸은 무대 위에 당당히 오를 수 있는 주체로 상상될수 있을까. 이는 내가 주도권을 갖고 비장애인 동료와 공적관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질문과도 연결된다. 장애인이 대상화되지 않고 존중받을 수 있는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치열한 소통과 조율이 필요하다. 일상과 활동이 분리되지 않고 삶 전반에서 이러한 소통과 조율의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료와 친밀함만이 아닌 어떤 긴장을 갖고 다양한 방식, 대안들을 만들어갈지 고민과 갈등이 반복되는 일이다. 

우리에겐 문화예술운동이 필요하다. ‘장애’를 연기한다는 건 손상된 상태를 그대로 재현하는 것 뿐만이 아니다. 내 몸을 통해 소수자의 삶을 해석하고 체현 할 때 그 의미가 확장된다. 나는 나의 장애극복 서사를 통해 희망적  주인공이 되거나 피해자의 위치에서 차별의 심각성을 고발하는 이미지로 소비되는 것을 경계한다. 소수자들의 경험을 통해 서로의 차이를 인식하는 것은 중요하다. 일상 속 차별의 경험이 극의 주요한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다. 발달장애 여성배우가 대사를 외우기 위해서 수없이 쓰는 것을 반복하고, 자신에게  맞는 대사를 찾아 바꾸며 공연을 준비하는 등, 새로운 시도들이 필요하다. 발달장애 여성배우로서 공연을 위해 대사를 외우고, 훈련하는 것은 주류의 예술에서 말하는 전문성, 정상성에 균열을 내는 일이다. 나는 무대와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발화하고, 서로의 삶에 개입하며 지지하는 방식을 통해 계속해서 연대할 수 있는 동료들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참고 문헌_이진희(2019), 『장애여성 문화예술 활동의 정치성』, 인권연구

 

진성선(장애여성공감)

 

감독

소피 로빈슨 감독 사진

소피 로빈슨 Sophie Robinson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풍부한 감정의 주인공을 중심으로 강렬하고 힘 있는 방법을 통해 전달한다. 화면 밖에서 뿐만 아니라 안에서도 열연하고 있으며 음악 관련 다큐멘터리까지 영역을 확장해 활동하고 있다.

 

번역 남선(서울인권영화제)

번역 감수 난슬(장애여성공감)

 

본 작품의 한국수어통역에서는 “뚜렛증후군”을 지문자 “T.S”로 통역합니다.

장애인접근권 연출 채영(서울인권영화제) 해랑, 보석, 진영(한국농인LGBT)

한국수어통역 보석, 진영(한국농인LGBT)

자막해설 채영(서울인권영화제)

자막 망나, 진호(서울인권영화제)

 

상영 일정

본 상영 11/29 10:00 ~ 11/30 10:00
앙코르 상영 12/1 10:00 ~ 12/6 10:00

 

라이브토크 – 관객과의 대화

12/5 20:00 서울인권영화제 유튜브 채널

스틸컷

댓글

  • 2020년 11월 30일
    고그린

    여기 왜 댓글 없지 제스님 말 한마디한마디가 다 주옥 같았다 예술에서 소수자 재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 영화…

  • 2020년 11월 30일
    레스비

    무대에는 오직 ‘입’ 만 등장하고, ‘말’만 들리지만 제스를 비롯하여 다양한 몸을 가지고, 다양한 몸으로 경험한 많은 이들을 볼 수 있었다. 제스가 ‘입’을 연기하기 위해 단순히 대사를 정확하게 외우는 것이 아닌, 나의 삶과 닮아있는 여러 장애여성을 찾고 그 이야기를 듣는 것이 좋았다. 정말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장애인을 무대에 등장시키고자 한다면, 여러 방면으로 장애인의 삶을 들여다 보았으면 좋겠다. 그럴 자신이 없다면 사실 쓰레기통 같은 너무 효과적인 연출법도 있으니깐.. 이제 더이상 고민없는 예술인들의 작품은 그만 보고 싶다.. 제스의 독백극을 보고도 ‘와, 틱장애가 있음에도 저렇게 많은 양의 대사를 외우고, 빠르게 말하다니!’ 라고 말할 관객들이 분명 있을 것 같다. 그치만 제스가 공연을 마친 후 ‘어떻게 봤든 상관없다’는 말이 너무 좋다. 더 이상 이걸 친절히 설명하고 싶지 않고, 그냥 다름은 아름답고 우린 함께일때 강하다. 알겠니? 라고 느껴졌다. 멋진 제스 언니 내한 공연 와주세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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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인권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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