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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아이들

The Unseen Children 

아오리 – 한국 – 2019 – 31분 – 다큐멘터리 – 한국어 – 한국어자막, 한국수어영상

 

 

작품 줄거리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한국 땅에서의 삶을 시작한 사람들이 있다. ‘자유의 빛’을 향해 강을 건너온 은경, 중국에서 태어나 국정원에서 한국 사람을 처음 만난 승희. 총알이 날아다니는 산을 홀로 넘었던 성진. 이들은 모두 ‘탈북청소년’이다. ‘사선을 넘어’ 남한에 도착한 아이들. ‘한국에 살기 위해서’ 그들이 견뎌야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대한민국이 보여준 ‘새로운 사회’는 무엇일까. 그동안 보지 않았던, 또는 보이지 않았던, 사실은 우리의 일상에 있었던, 그들이 우리 앞에 앉았다. 그 이야기를 피하지 않고 마주할 때가 왔다.       

서울인권영화제 상임활동가 채영

 

프로그램 노트

2,531. 2019년 기준 한국에서 재학 중인 탈북청소년의 수이다. 여기에 학업을 중도 포기한 청소년의 수까지 더하면 약 3천 명의 탈북청소년이 한국에서 살고 있다. 탈북청소년의 입국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5년 이후부터는 그중에서도 제3국 출생 청소년이 다수를 차지하게 됐다. 중국, 라오스, 몽골 등의 국경을 넘고 넘어 한국에 도착한 탈북민이 가장 먼저 가는 곳은 국정원이다. 이후 하나원에서 3개월간의 적응 교육을 끝내면 전국 각지로 퍼져 ‘한국인’으로서의 삶을 시작하게 된다. 여기까지가 한국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탈북청소년의 이야기다.

탈북이주민의 입을 통해 전해지는 내용은 조금 다르다. 말투, 사용하는 단어, 언어 등 그들이 갖춘 외부 조건들은 한국 생활에서 단순한 ‘차이’가 되지 못한다. 그것들은 실시간으로 이들이 북한 출신임을 드러내고 ‘북한 출신’이라는 딱지는 이주민 그 이상의 의미가 된다.

‘북한사람의 피’를 가진 것만으로도 한국에선 ‘사상 검증’의 대상이 된다. 근거 없는 편견과 한국 사회에 여전히 존재하는 ‘레드 컴플렉스’는 탈북이주민의 정착을 한 번 더 위태롭게 만든다. 때문에 탈북민은 한국 국적을 취득한 후에도 ‘한국인’으로 보이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못한다.

홀로 앉아서 시간을 보내야 했던 체육 시간. ‘한국말을 잘 몰라서’ 배울 수 없었던 수업 시간. 자기소개서에서 ‘북한’이라는 단어를 지웠을 때 비로소 받게 된 ‘합격통지서’. 한국을 경험할수록 탈북청소년들의 고민은 깊어진다. 자신의 북한 정체성을 지워야만 한국에서 살 수 있는 건지. 여전히 생생한 북한의 기억을 간직한 채로 한국인이 될 수는 없는지. ‘이쪽’임을 증명하라는 세상의 요구가 가혹하기만 하다.

‘동포’를 믿고 국경을 넘은 이들이, 이 땅에서 살기 위해 또 한 번 높은 벽을 오른다. 차별과 편견이 쌓은 ‘배제의 벽’. 그곳엔 자유를 약속하는 사회도, 타자를 환대하는 ‘사람’도 없다. 이것이 벽 뒤에 감춰진 ‘진짜 한국’이다. 국민의 자격을 따지는 국가는 자유롭고 안전할 수 있을까? 모든 구성원이 행복한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서울인권영화제 프로그램 팀

 

인권해설

이 글을 쓰기 위해 ‘북한이탈주민(이하 탈북민)’에 대한 자료부터 ‘탈북청소년’에 관한 정보까지, 가능한 한 인터넷을 열심히 뒤졌다. 탈북민이나 이주민에 대한 전문가도 아닌 내가 할 수 있는 얘기가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검색할수록 막막해졌다. 수집 가능한 탈북민에 대한 정보는 ‘정부 정책’ 정도였기 때문이다. 탈북청소년의 경우는 더했다. ‘탈북청소년 교육 지원센터’에서 발간하는 통계 자료 외에 그들의 현실을 담은 자료는 거의 없었다. 영화 <보이지 않는 아이들>의 제목은 은유가 아니라 현실이었다.

삭막한 정보의 바다를 뒤지다가 ‘셋넷학교’ 기획자이자 대표인 박상영 선생님의 글을 발견했다(https://brunch.co.kr/@eveningnamoo/14). 마침내, 탈북청소년의 언어로 표현된 그들의 한국 살이를 만날 수 있었다. 기억에 남는 글을 하나 소개해볼까 한다. 박상영의 글에 따르면 2007년도 이후부터 사회생활을 하다가 한국을 떠나는 셋넷학교 졸업생의 수가 점점 늘었다고 한다. 아무런 인사도 없이 떠난 학생들이 섭섭하면서도 걱정된 그는 무작정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 서양으로 떠난다. 말도 통하지 않는 나라에 자리를 잡은 졸업생들의 표정은 밝았다. 말은 통하지 않지만, 북한에 대한 질문을 받을 걱정 없이 사람을 만날 수 있다고. 남의 눈치 보지 않고 북한 사투리를 쓰고 북한 노래를 들을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몸은 힘들어도 마음만은 편하다고, 그들은 하나같이 말했다. 학력이 없으면 능력이 소용없는 한국에서 너무 힘들었다고, 경쟁을 견뎌야 하는 게 괴로웠다고. 여기선 내 학벌이나 출신을 물어보지 않아서 좋다고. 그래서 떠나오길 후회하지 않는다고. ‘탈남脫南’한 청년들이 한결 가벼운 얼굴로 말했다.

<보이지 않는 아이들>에 나온 인터뷰부터 ‘셋넷학교’ 대표가 전하는 이야기까지. 이들의 이야기는 일부 탈북민의 경험으로 한정될 수 없다. 한국에서 살고 있는 모든 이주민의 경험을 닮기도 했고 한국에서 태어나 자란 어떤 청년들의 경험을 담고 있기도 하다. 안전한 집단과 안정된 거처를 쉽게 갖지 못한다는 점에서 ‘소수’로서의 삶은 이주민의 경험을 닮아 있다. 이렇게 각자가 가진 다양한 경험과 정체성은 서로 교차하여 만날 수 있다.

세상은 ‘소수’에게 안전한 거처를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세상을 떠돌아야 하는 이들을 향한 위협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타자를 없애고 자신의 깃발을 세우는 대신 세상을 흘러 다니며 온갖 존재를 만나는 사람들. 벽을 넘고 경계를 가로질러 자신에게 적절한 장소를 찾아 움직이는 자들의 역동성. 이것이 소수의 힘이며 거처 없는 자들의 가능성이라 생각한다.

이들은 자신에게 ‘디아스포라’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한다. 디아스포라는 땅 없이 떠도는 무리가 아니라 쉬지 않고 세상을 발견하는 존재다. 단단하게 굳은 땅을 휘젓고 익숙한 것을 낯설게 만들 가능성이다. 망설임 없이 ‘나’를 넘어서 낯선 것과 연대할 힘이다. 보이지 않을지라도 사라진 적 없었던 ‘소수’의 역사는 그렇게 계속되어 왔다.

채영(서울인권영화제 상임활동가)

 

감독

아오리 감독 사진

아오리 Aoori

여성인권을 주제로 하는 영화를 만들고 있다. 동물, 환경, 난민에도 관심이 많다.

 

장애인접근권 연출 레고, 채영(서울인권영화제) 지양, 손다름, 수진(한국농인LGBT)

한국수어통역 수진(한국농인LGBT)

 

상영 일정

본 상영 11/27 10:00 ~ 11/28 10:00
앙코르 상영 12/1 10:00 ~ 12/6 10:00

 

라이브토크 – 관객과의 대화

12/4 20:00 서울인권영화제 유튜브 채널

스틸컷

댓글

  • 2020년 11월 27일
    부리다

    제목부터 마음이 저릿해지는 영화입니다. 제가, 한국인이, 이 한국 사회가, 알지 못하는 게 너무 많네요. 모르면서 떠들고, 모르면서 평가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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