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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하우스는 집이 아니다

THIS NOT A HOUSE

정소희, 섹 알 마문 – 한국 – 2018 – 53분 – 다큐멘터리 – 한국어, 벵골어, 크메르어 – 한국어자막, 한국수어영상

 

 

작품 줄거리

이주노동자는 농촌의 핵심 노동력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그러나 이주노동자들이 맞닥뜨리는 노동 조건과 주거 환경은 지난 세월이 무색할 만큼 열악하다. 냉난방 시설은 커녕 화장실마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비닐하우스를 집이라고 할 수 있는가. 최소한의 생활과 안전 조차 보장할 수 없는 곳에서 심지어 매달 수십만 원의 월세를 내야 하는 이주노동자들이 있다.  

서울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 스

 

프로그램 노트

<비닐하우스는 집이 아니다>는 이주노동자의 삶의 공간에 주목한다. 특히 농촌 지역 대부분의 이주노동자는 매우 열악한 임시 주거시설에서 살고 있다. 기숙사로 제공된 비닐하우스, 컨테이너는 냉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은 기본이고, 샤워실과 화장실이 숙소 안에 있는 곳도 찾아보기 힘들다. 이주노동자들은 매달 월급에서 수십만 원씩 월세를 공제하면서도 “사장님” 눈치에 전기장판 하나 틀기도 어렵다.

고용허가제는 이주노동자들에게 한국에서의 노동을 마치 하나의 혜택처럼 생각하게 한다. 그러나 노동과 안전한 삶은 양자택일이 가능한 선택지가 아니다. 취업을 위해 이주를 선택했다고 해서 주거에 대한 권리를 양보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살면서 노동할 수 있어야 하고, 살면서 건강할 수 있어야 한다.

“어차피 일하러 온 거니까 자고 사는 문제는 대충해도 어쩔 수 없죠” 공항 입국장에서 만난 한 이주노동자는 이렇게 말한다. 어쩌다 사람이 ‘사는’ 문제가 뒷전으로 밀려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되었을까.

집은 단순히 다음날의 노동을 위해 몸을 누이는 곳이 아닌, 나의 선택으로 만들어가는 공간이어야 한다. 누군가 관계를 쌓아갈 수 없는 불안하고 고립된 공간에 살아야 한다는 것은 그 속에 분명한 차별과 배제가 숨어있다는 것이다. 노동과 삶의 공간은 분리할 수 없으며, 각자의 삶의 공간에서 공명하는 우리도 분절된 존재가 아니다. 비닐하우스의 미나리가 누군가의 식탁으로 가듯이 당신의 노동은 나의 공간으로 연결되고, 우리의 연대로 당신의 공간이 채워진다. 그렇게 우리는 함께 서로의 공간에 삶을 녹여 낼 것이다.

서울인권영화제 프로그램 팀

 

인권해설

봄에서 가을까지는, 연탄 난방을 하는 숙소에 화장실이 없어서, 매일 새벽 주위의 눈을 피해 휴지와 삽을 챙겨 들고, 자신의 일터인 비닐하우스 뒤편 우묵한 땅을 찾아가 대변을 후다닥 누고 삽으로 재빨리 그 자리를 흙으로 덮어야 하는, 한 달에 28.3일을 노동하는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날씨가 추워져 더 이상 야외에서 용변 보는 게 불가능해진 노동자는 비자 박탈의 위험을 무릅쓰고 그 농장을 탈출하기도 합니다. 이것은 50년 전의 이야기가 아니고 우리 시대의 농업 여성 이주노동자의 이야기입니다. 그분들의 숙소는 주로 야채 재배 시설 하우스에 인접한 ‘농막’으로, 고용주가 가설한 가설물들입니다. ‘사람’뿐 아니라, 각종 농약과 비료, 농약 희석시설, 각종 농기구와 자재들이 그들의 숙소에 함께 있습니다.

이 농막을 사용하는 것은 결코 무상이 아닙니다. 경기도 ’이천/여주/양평/포천/남양주/광주/용인/인천‘ 등 농지가 있는 모든 곳에서 약 1만5천여 명의 농업 이주노동자가 이같은 ’주택이 아닌 곳’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이곳의 노동자들은 비닐하우스 숙소에 거주하는 대가로 1인당 약 2시간분의 무상노동을 그들의 고용주들에게 빼앗기고 있습니다.

2013년경부터 이주노동자들과 이주인권단체들은 ‘비닐하우스는 집이 아니다.’라며 캠페인을 벌이고, 농업 이주노동자의 독점적 중매 알선책임자인 한국노동부에, 근로계약의 책임 중매자로서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책임 있는 주거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그런데 여론의 비난에 몰린 노동부가 취한 조치는, ‘이주노동자들이 사람으로서 거주할 수 있는 집다운 집’을 찾기 위한 노력이 아니었습니다. 노동부는 오히려 이주노동자의 고용주들이 이와 같은 불법 가설물을 농경지 근처에 임의로 설치하고 이주노동자에게 임대하여 임금에서 빼먹는 일을 아예 합법화시켰습니다. 2017년에 노동부에서 만든 ‘외국인 근로자 숙식 정보 제공 및 비용징수 업무지침’이 그것인데, 이 지침은 고용주들이 이주노동자들 전체 숙소의 80%에 해당하는 ‘그 밖의 임시주거시설’(이라 읽지만 불법가설물인 곳)을 임의로 운영하고, 이를 통해 이주노동자들의 월 통상임금의 13%를 징수하는 것을 공인해 준 것입니다.

모두 같이 “노동자는 짐승이 아니다. 그리고 비닐하우스는 사람의 집이 아니다!”라고 외쳐야 하겠습니다.

김이찬(지구인의정류장)

 

감독

정소희 감독 사진

정소희 JEONG So-hee

비영리 이주민문화예술단체인 ‘아시아미디어컬쳐팩토리’에서 상근활동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주민과 노인 등을 대상으로 미디어 영상 제작 교육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장편 다큐멘터리 <퍼스트 댄스>를 연출했다.

섹 알 마문 감독 사진

섹 알 마문 SHEKH Al Mamun

1974년 방글라데시 다카 출생. 대학교 재학 중이던 1998년 이주노동자로 한국에 입국, 2001년부터 이주노동자 인권 운동에 투신하였다. 현재 비영리 이주민 문화예술지원단체인 아시아미디어컬처팩토리의 상근활동가이자 독립영화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장애인접근권 연출 채영(서울인권영화제) 훈빈, 지양, 엠마(한국농인LGBT)

한국수어통역 엠마(한국농인LGBT)

 

상영 일정

본 상영 11/23 10:00 ~ 11/24 10:00
앙코르 상영 12/1 10:00 ~ 12/6 10:00

 

라이브토크 – 관객과의 대화

12/2 19:00 서울인권영화제 유튜브 채널

스틸컷

댓글

  • 2020년 11월 23일

    에고… 마음이 참 시리네요… 고된 일이 끝나면 마음 놓고 몸 누일 수 있는 집이 있어야 하는데… 농촌에도 이런 문제가 있다는 걸 몰랐읍니다 좋은 영화 보여주셔서 고맙습니다

  • 2020년 11월 24일
    김진숙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가장 기본인 주거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이주노동자의 고단함이 느껴져 맘 아프네요 좋은 집은 아니더라도 집다운 곳에서 살게 되기를 바랍니다.. 많은 사람들과 공유되길 이 영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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