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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그라운드

Underground

김정근 – 한국 – 2019 – 88분 – 다큐멘터리 – 한국어 – 한국어자막, 한국수어영상 – 화면해설

 

 

작품 줄거리

<언더그라운드>는 철도를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부산의 지하에는 열차를 정비하는 이들과 열차를 운전하는 이들, 그리고 역사를 청소하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수줍게 노조를 만들자는 구호를 외치기도, 숙직실에서 밤을 새기도, 좁은 휴게실에 몸을 누이기도 한다. 견학 온 특성화고 학생들은 자신들도 당연히 비정규직이 될 것이라고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정확한 시간에 맞춰 오차없이 운행되는 지하의 철도 뒤에는 어떤 사람들이 있었을까?   

서울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 권태

 

프로그램 노트

교통카드를 찍고, 낮과 밤이 구별되지 않는 지하로 내려온다. 출입문이 열리면 수많은 사람이 쏟아져나온다. 누군가는 잠을 자고 누군가는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일상적인 장면. 그러나 영화 언더그라운드는 노동과 삶의 공간으로서의 지하철을 조명한다.

노동하는 공간으로서의 지하철은 어떤 곳일까. 영화에는 기관사와 정비공, 청소노동자 등 지하철을 만들어가는 다양한 노동자와 앞으로 지하철을 만들어갈 특성화고 학생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자신이 마주한 노동환경이나 자신과 동료가 경험한 산업재해에 대해 증언하기도, 실습생의 눈으로도 보이는 비정규직 차별 문제를 담담히 구술하기도 한다.

여느 공간처럼 지하철이라는 공간에도 노동이 있고, 계급이 있었으며, 지하철을 굴려 가는 사람의 온기가 있었다. 때로 그 차별은 너무나도 명확해 출퇴근하는 교통수단의 차이로, 휴게공간의 차이로, 노조의 부재로 나타난다. 지하철은 수평의 길을 달리나, 그 길을 만드는 이들에게 평등이 주어진 것은 아니었다.

영화 언더그라운드는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교통수단에 불과했던 지하철이 어떻게 노동의 공간이 되는지, 그리고 그 공간에서는 어떤 권력이 작용하는지를 포착해낸다. 수많은 금속이 맞물려 돌아가고 그 기계를 돌리는 사람들이 공존하는 공간. 기계의 정교함과 사소하고 벅찬 삶의 약동이 함께하는 곳. 무심하게 소비되는 지하철에서 삶과 노동의 공간을 찾고자 하는 시선의 힘이 <언더그라운드>에 담겨 있다.

서울인권영화제 프로그램 팀

 

인권해설

특성화고 학생에게 일터는 아주 가까운 미래다. 그들이 취업을 위해 돌아보는 공장에는 위험한 노동을 곡예처럼 해내는 노동자들, 그런 노동으로 손가락을 잃은 노동자들이 있다. 그 사이로 이주노동자의 모습이 무심히 스쳐진다. 학교엔 취업 현황이 나열되고, 그들이 취업하게 될 곳은 대부분 산업단지의 중소기업이다. 정교한 기술을 익히기 위해 수업을 했지만, 결국 ‘버튼맨’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게 돌아보는 일터 중 부산교통공사는 괜찮아 보이는 일자리에 속한다. 그러나 그곳에도 계급이 존재했다. 경정비, 청소, 선로 유지보수, 운전, 제어실 업무 등 전동차를 운행하기 위한 수많은 노동이 존재하고, 이는 모두 전동차의 안전한 운행이라는 목표로 합쳐지는 노동들이다. 그러나 이들을 지배하는 것은 노동자들이 새기는 ‘일의 의미’보다 정규직, 비정규직과 같은 고용형태다. 비정규직이란 이름표가 일의 의미를 깎아내리고, 고용형태의 위계는 이제 사회적인 신분이 되어 노동자의 존재 자체에 값을 매긴다. 그렇게 노동에 값을 매기고 차별하는 사회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는 권리 회복의 과정은 불합리하고 공정을 해치는 것으로 매도되고 있다.

그 사이로 지금은 무인화되어 볼 수 없는 매표노동자의 목소리가 흐른다. 비용과 효율성의 논리가 지배하는 일터는 업무를 분리해 외주화하고, 외주화한 노동을 기계화하면서 사람 자체를 지워버렸다. 그에 그치지 않고 정규직이 종사하는 이른바 핵심업무라는 기관사 업무도 무인화로 인해 점차 지워져 가고 있다. 그 속에서 정작 지워지는 것은 기계로 대체될 수 없는 모두의 안전이다.

우리 사회에서 ‘노동’은 진짜 뭘까라는 질문에 도달한다. 더 이상 정교한 노동과 기술로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노동자는 필요 없어진 것일까? 어두운 터널 속에서 퉁퉁 선로를 두드려 점검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동은 눈에 보이지 않는 만큼 가려져도 되는 것일까? 안전의 보장이 기계화로 대체될 수 없음에도 그렇게 사라지는 노동을 역사의 산물처럼만 여겨도, 정말 우리 사회는 괜찮은 걸까?

그 모든 노동에 대해 찬미하자는 것이 아니다. 노동을 수행하는 ‘사람’에 대해 이 사회가 얼마나 존중을 표하고 있는가에 있어서, 말로 하는 찬사가 아닌 안전이나 노동조건의 보장, 그를 위해 싸울 수 있는 결사의 자유 보장이 훨씬 중요하다. 그렇게 존중은 ‘권리’로 구성되어야 의미를 갖는다.

학생들이 위험한 일터에 비정규직으로 진입하는 것에 대해, 노동의 가치를 깎아내려 외주화하고 비정규직으로 만드는 것에 대해, 기술의 발달이라는 명목으로 위험을 방치하고 노동자를 일터에서 몰아내는 것에 대해, 여전히 우리 사회는 제대로 된 반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말로 하는 존중과 현실의 간극은 바로 그 ‘권리’의 공백만큼 발생한다.

* 이 글은 24회 인천인권영화제 상영작 <언더그라운드>의 인권해설과 같습니다.

엄진령(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감독

김정근 감독 사진

김정근 KIM Jeong-keun

2011년에 일어난 한진 중공업 사태와 희망버스를 다룬 다큐멘터리 <버스를 타라>(2012)로 데뷔했다. 두 번째 영화로 한진 중공업 30년 노동 운동사를 다룬 <그림자들의 섬>(2014)으로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았다. <언더그라운드>(2019)로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비프메세나상을 수상했다.

 

장애인접근권 연출 고운(서울인권영화제) 손다름, 태환, 엠마(한국농인LGBT)

한국수어통역 엠마(한국농인LGBT)

자막해설 유영(서울인권영화제)

자막 망나, 진호(서울인권영화제)

화면해설 고운, 권태, 채영(서울인권영화제)

 

상영 일정

본 상영 11/23 10:00 ~ 11/24 10:00

 

라이브토크 – 관객과의 대화

12/2 20:00 서울인권영화제 유튜브 채널

스틸컷

댓글

  • 2020년 11월 23일
    주범중

    1. 이세상을 만드는 것은 5%의 사람들이 만드는 것이 아닌 95%의 다수의 사람들이 만들어 간다.
    2. 이세상은 언제부터 가진자의 것은 아니었다. 지금도 그들의 것이 아니다.
    3. 이세상에 필요하지 않은 노동이 없다.
    4. 기계가 사람을 몰아내는 것이 아니라 기계가 사람들을 노동으로 부터 자유롭게 하는 것이다.
    5. 차별하는 것에 함께하자!

  • 2020년 11월 23일
    감동 받으면 우는 고양이

    야옹ㅇ양아ㅏ아아아옹냥ㅇ냐ㅑ양ㅇ앙옹애옹냥냥!!!!

  • 2020년 11월 24일
    익명

    오늘도 전태일 열사는 편히 잠들지 못한다.

    고수압의 세척을 하는 노동자는 보안경 없이 일하고, 기관사는 시끄러운 소음으로 인한 난청을 감수하고 지하철을 운전한다.
    어린 학생들은 새로운 ‘비정규직’이 되어간다.
    여전히 노조가 없는 곳도 많고 사고라도 나면 산재는 그저 단어로만 존재할 뿐이다.

    열심히 일해도 저임금 비정규직.

    시험만능주의는 노동자끼리 편나누게 만들고 싸우게 한다.
    정작 이들을 쉬이 사고로 내보는 자들, 노동자끼리 싸우게 만들고 정작 이 모든 것에서 쏙 빠진 그들은 도대체 어디 있는지.

    그 누구만큼 혹은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
    저임금의 비정규직이라는 ‘계급’ 속에 어느새 들어가 있던 사람들.
    오늘도 열심히 삶을 이어나가는 사람들.

    적어도 일한만큼 대우 받기를 바라는 것조차 사치가 되어버린 이 세상이 참 악독하다.
    오늘도 전태일 열사는 편히 잠들지 못한다.
    비슷한 처지의 수많은 노동자들도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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