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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여자들

Women Workers in Broadcasting Stations 

김한별 – 한국 – 2019 – 20분 41초 – 다큐멘터리 – 한국어 – 한국어자막, 한국수어영상

 

 

작품 줄거리

‘정의’를 ‘추구’하면서 방송작가의 저임금, 장시간 노동을 당연하게 여기는 방송국. 방송작가들은 노동조합(방송작가유니온)을 설립하여 이 모순에 저항한다. 이들은 노조를 통해 한탄이 공론화되는 것을 보며 방송작가로서의 자존감을 높여간다. 어떤 이들은 동시에 가사노동과 육아를 전담하기도 한다. 엄마라는, 방송작가라는 이유만으로 ‘일하는 여자들’의 노동은 감춰진다. 일이 힘들어 떠나는 동료와 후배들을 보고 부당함에 익숙해지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며 국정감사장을 찾아간 방송작가들. 자신들의 노동을 착취해온 방송국의 문제가 전 국민이 보는 방송을 통해 퍼져나가는 모습을 지켜본다.      

서울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 레나

 

프로그램 노트

현업에서 일하고 있는 방송작가들은 극한의 노동환경을 마주한다. 방송작가를 꿈꾸는 이에게 “제발 하지 마세요”라는 말을 건넬 만큼. 이들은 대체로 비정규직, 그중에서도 4대보험의 영향을 받지 못하는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다. 프리랜서라는 위치는 자신의 ‘능력’과 ‘재량’에 따라 여러 일을 할 수 있다고 하지만 방송작가들은 막대한 노동량으로 인해 ‘며칠을 못 잔 건지’ 세어가며 밤샘 업무를 하고 있다. 구두계약이 허다해 PD의 선호에 따라 해고와 계약연장이 판가름 나 불안정한 상황에 시달린다. 자연스레 경력과 연차는 인정받지 못하고, 원고료는 방송이 송출되어야만 받을 수 있다. 프로그램을 만드는 기획단계 1~2개월 동안은 방송작가 대부분이 급여를 받지 못한다. 프리랜서라는 이유만으로 이들의 노동은 끊임없이 누락되고 삭제되고 있다.

삭제와 누락이 자행되는 상황은 집에서 일어나는 노동과도 닮아있다. ‘요리를 좋아하는 남자’와 결혼한 ‘요리가 숙제인 엄마’는 ‘슈퍼우먼’이 되지 못해 생겨난 비난의 화살을 감내하고 아이에 대한 미안함을 한가득 떠안아야 한다. 여성이, 엄마가 하는 일이라며 책임을 떠넘기고 당연하게 여겨왔던 무수한 우리의 모습이 스쳐 간다.

단 한 순간도 쉬지 않으며 ‘일하는 여자들’을 똑바로 보자. 삭제되고 누락되어온 여성노동의 현실을 제대로 마주하자. ‘잡일’로 여기며 우리가 떠넘겼던 일들이 ‘노동’으로 드러날 때, 우리는 긴 시간 누적되어온 현실의 착취에 균열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서울인권영화제 프로그램 팀

 

인권해설

지난 11월 12일,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는 상암동에서 여러 단체와 함께 전태일 50주기 방송노동자 작은 문화제 <무늬만 프리랜서 이제 그만, 근로기준법 준수하라>를 진행했다. 스물두 살의 재단사 전태일이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이며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라고 외친 지 5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방송현장에는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고 있다. 방송사 제작사들은 노동자들에게 프리랜서 계약, 용역 계약을 강요하며 기본적인 권리를 박탈하고 있다.

방송 비정규직 노동의 불안정성은 ‘프리랜서’라는 말의 자유로움으로 미화되고 왜곡된다. 일부 유명인의 ‘프리랜서 선언’과 함께 고액 출연료가 기사화되곤 하지만, 이는 극히 일부의 이야기일 뿐이다. 실제 방송 현장에서 일하는 대다수의 ‘프리랜서’들은 적은 수입과, 불안정한 고용관계에서 오는 해고에 대한 불안을 겪고, 비대칭적 권력관계가 작동하는 매우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다. 초장시간 노동, 저임금, 무계약, 구두계약, 일방적인 해고 통보, 임금체불, 성폭력‧성희롱, 폭언 욕설 고성이 난무하는 현장 분위기….

위계와 서열을 중요시하는 방송 현장에서 대다수가 여성인 방송작가들은 더욱더 차별적인 환경에 놓이며, 인맥으로 연결된 환경에 있어서 정당한 문제를 제기하기도 어렵다. 현장에서의 일상적인 어려움은 물론이고, 출산 휴가‧육아휴직은 꿈도 못 꾸며 임신 출산을 이유로 해고되어도 구제받을 수 있는 제도나 장치가 없다.

방송작가유니온 2018년 모성보호 실태조사 결과에 의하면 방송작가들은 일상적으로 임신 출산과 관련된 폭언을 들으며 일하고 있다. “애 생기면 못 하겠네, 그럼 다른 사람 구해야지” “임신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 주든가, 혹시 불임이면 합격이다”… 차별적이고 폭력적인 말들이 난무하지만 “내일부터 나오지 마” 한마디면 일자리를 잃게 되는 방송현장에서 문제를 제기하기란 너무나 어렵다.

하지만 최근 방송현장에도 조금씩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방송현장에서 열악한 지위에 있는 노동자들이 스스로 노동조합을 만들고 부당한 문제들에 대해 발언하며 행동하고 있다. 2017년 11월 출범한 방송작가유니온은 방송작가들의 일상 속 벗이 되고, 힘들 때 손을 잡아 주며, 용기 내 목소리 내는 이들과 함께 싸우며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다.

전태일 50주기 작은 문화제에서 영화<일하는 여자들>의 감독인 방송작가유니온 김한별 부지부장은 이렇게 말했다. “MBC는 내일 전태일 열사 50주기 관련 방송을 틀림없이 내보낼 겁니다. 하지만 MBC가 전태일을 이야기할 자격이 있는지, ‘노동’ 관련 취재를 하고 방송을 내보낼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최근 MBC 보도국 뉴스투데이에서 수년간 일했던 방송작가들이 부당해고 되었고, 방송작가유니온은 그들과 함께 싸우고 있다. 방송 민주화를 위해 목소리 냈던 방송사들이, 사회의 온갖 부조리에 목소리 내는 시사교양국 피디 기자들이, 정작 방송사 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 인권을 무시하는 행태를 여전히 멈추지 않고 있지만, 조금씩 균열을 내며 저항을 만들어가고 있는 이들이 있기에 우리에게 희망이 있다고 믿는다.

진재연(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감독

김한별 감독 사진

김한별 KIM Han-byeol

글 쓰는 방송 노동자.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콘텐츠를 위해 열심히 배우고 쓰고 있습니다.

 

장애인접근권 연출 고운(서울인권영화제) 애란, 태환, 진영(한국농인LGBT)

한국수어통역 진영(한국농인LGBT)

 

상영 일정

본 상영 11/24 10:00 ~ 11/25 10:00
앙코르 상영 12/1 10:00 ~ 12/6 10:00

 

라이브토크 – 관객과의 대화

12/3 19:00 서울인권영화제 유튜브 채널

스틸컷

댓글

  • 2020년 11월 24일
    옥수수

    공감하며 잘 보았습니다.
    방송작가노조 응원합니다.

  • 2020년 11월 24일
    방송작가

    방송작가유니온 화이팅입니다!!!!!!

  • 2020년 11월 25일
    소보미

    너무 감명깊게 보았습니다. 새삼 많은 방송작품들이 착취와 불안정한 고용상황에서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네요 이 사실을 모르고 지냈던 스스로가 부끄럽네요. 앞으로도 지지하고 연대할게요. 좋은 작품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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